일상

[일상] 카카오톡 이모티콘 제출 및 승인 후기

땅일단 2023. 9. 22. 23:58

그냥 요새 일상이랑 같이 해서 후기를 찌겠습니다.

인터넷 커뮤니티 게시판에 올리면 여기가 니 일기장이냐고 뭐라 하겠지만 제 블로그니까 괜찮겠지요.

 


 

저는 8월 초부터 이모티콘을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무슨 이모티콘인가 하면 개발자분들이 편하게 쓰실 수 있는 귀여운 컨셉의 이모티콘입니다.

회사의 팀장님과 선임분을 모티브로 한 캐릭터도 들어가 있습니다.

 


 

이모티콘은 클립스튜디오라는 프로그램을 사용해서 그렸습니다.

포토샵도 써보고 이것도 써봤는데 그림그릴땐 확실히 이게 편하더군요.

 

클립스튜디오엔 벡터 레이어라는 기능이 있는데 이게 굉장히 강력합니다.

선을 그은 이후에 그 선을 미세 조정하는 것도 가능하고, 선 굵기와 색깔도 자유자재로 바꿀 수가 있습니다.

 

깔끔한 선이 필요한 이모티콘을 만드실 생각이 있으신 분이라면 클립스튜디오를 추천합니다.

포토샵보다 가격도 쌉니다. 한번 사면 영구소장이 되기 때문이죠.

 

카카오톡의 제안 가이드를 보면 멈춰있는 이모티콘은 32개, 움직이는 이모티콘은 24개를 그려야 한다고 되어 있습니다.

저는 멈춰있는 이모티콘을 제출했습니다만 제 기준에서는 멈춰있는 이모티콘 32개 그리는 것보다 움직이는 이모티콘 3개 그리는 게 더 힘든 것 같아요.

 

아마... 10년 전쯤에 그렸던 gif 도전인데 이것도 굉장히 오래 걸렸던 것 같네요.

 


 

아무튼 미대 출신 친구한테 어찌저찌 검수도 받고 해서 이모티콘은 9월 7일 목요일에 제출했습니다.

 

저는 이모티콘이 승인이 되면 모티브가 되신 분들께 결과물을 보여 드리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이모티콘을 제출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 팀장님이 이번달 말에 퇴사를 한다고 말씀하시는 겁니다.

 

검색해본 결과 승인된 이모티콘 결과는 다다음주 화요일에, 미승인된 이모티콘 결과는 수요일에 나온다는 말이 있어서 저는 여유가 있다 생각하고 기다렸죠.

 

근데 화요일이 지나고 수요일이 지나도 메일은 오지 않았습니다.

정말 긴장되는 시간이었습니다...

 

팀장님은 갑자기 일정을 앞당겨서 금요일인 오늘(22일) 퇴사를 하신다고 하더군요.

저는 설마설마 했습니다. 

 

팀장님은 결국 오후 2시쯤에 퇴사를 하시고, 그때까지도 끝내 메일은 오지 않았습니다.

 

그러고 오후 3시에 회의를 잠깐 갔다가 다시 돌아왔는데...

 

 

거짓말처럼 그토록 기다리던 승인 메일이 도착했습니다.

아... 슬픈데 기쁩니다... 기쁜데 슬픕니다...

 

제출부터 승인까지는 총 15일이 걸렸습니다.

일단 승인이 되었어도 계약서도 쓰고 검수도 해야 하고 해서 정식 출시까지는 몇 개월 정도가 걸린다고 합니다.

 


 

어쨌든 팀장님 감사했습니다...

(선임한텐 자랑했음)

 

회사 분들이 이 블로그를... 설마 안 보겠죠?


 

오늘은 좀 기분이 우울하기도 했습니다.

꼭 계절이 변해서 그런 것만은 아니겠지요.

개발자 하면 기계같은 이미지가 떠오르기도 하지만 개발자도 예술가가 될 수가 있습니다.

 

이모티콘 제작을 준비하시는 분들, 개발자 분들, 이 블로그에 방문하시는 분들 모두 행복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