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은이 : 경민선
반복된 실패로 가족과 친구들, 모두에게 무시받는 주인공 '홍한수', 그런 한수에게 유일하게 친절하게 대해주는 고교 동창 '채기영' 으로부터 어느 날 문자가 도착한다.
"한수야, 나 실수로 투명인간을 죽였어."
얼토당토않은 말을 듣고도 걱정이 되어 찾아간 기영의 집. 아무 것도 없을 빈 소파에서 사람 같은 감촉이 느껴진다. 한수는 기영을 도와 뒷산에 투명인간의 시체를 묻어 주지만, 기영으로부터는 아무런 전말을 들을 수 없었다.
그리고 갑작스러운 기영의 자살.
한수는 기영의 유품을 정리하면서 자신에게 남긴 편지를 발견하고, 편지에 적힌 단서를 따라 찾아간 곳에서 살아 있는 투명인간과 마주친다.
자신을 '사사녀' 라고 소개하는 투명인간. 자신들은 '묵인' 이라는 종족이라고 설명하며, 한수에게 거래를 제안한다.
그것은 다름아닌 기영이 하던 일을 이어 해주길 바라는 것.
기영은 어딘가에 갇혀 있는 묵인들을 몰래 빼내는 일을 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묵인들을 가두고 조종하여 자살로 위장한 암살을 자행하고 있는 조직 '아람 목재'.
한수와 사사녀는 묵인들을 구하기 위하여 힘을 합치기로 하는데...
초반은 뭔가 미스테리 느낌인데 뒤로갈수록 액션이 많아지면서 그런 장르는 아니게됨
소재가 소재인데도 문체나 전개로 보면 12세 이용가 정도라고 생각함
시나리오로 수상한 작품인 만큼 소재가 참신하고 길지도 않아서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소설임
이건 주인공이 비교적 생각을 깊게 하지 않는 단순한 인물로 묘사되면서 심리가 세밀하게 나와있지 않는 것도 한몫 한듯
개인적으로는 작품을 꿰뚫는 의미라든가 풍자 같은 요소가 들어가 있었으면 더 좋았겠다 생각했음
작품 묘사상 투명인간이라는 존재가 그저 정말로 이종족이라는 느낌이라... 배경이 현대인 것치고는 크게 와닿지 않았던 것 같음
작품 내에선 생각보다 오랜 기간(일제강점기부터) 존재해 왔던 투명인간들이란 존재가, 역사의 뒤안길에서 알게 모르게 죽어갔고 지금도 고통받고 있다고 함
이건 어떻게 보면 나라를 위해 희생했지만 어렵게 살아가는 독립운동가들의 후손과 닮아 보였음
이렇게 엮어서 사회 풍자를 했다면 조금 더 흥미롭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
또 나는 초반부의 코즈믹 호러풍의 분위기가 마음에 들기도 해서 중후반부 전개가 조금 아쉬웠는데... 사회 풍자가 아니면 이 분위기를 좀 더 살리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 생각했음
투명인간들을 조종하는 사람들로 이루어진 기업, '아람 목재'(+이것도 흑막 조직치고 이름이 너무 아동도서스러워서 사실 좀 아쉬웠지만...) 의 출연이 아니라, 거대하고 범접할 수 없는 존재가 출연했다면 어땠을까...
예를 들어 투명인간을 만드는 존재라든가, 혹은 베일에 싸여 있는 투명인간의 수장이라든가.
아무튼 가볍게 읽을 수 있는 미스터리 소설을 좋아한다면 추천할 만함.
하지만 코즈믹 호러는 아니기에 그런 풍 좋아하는 사람에겐 비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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