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은이 : 김영탁
영화 <헬로우 고스트> 로 유명한 김영탁 감독의 작품.
시간여행을 주제로 한 스릴러 소설이다.
근미래에 과거로 가는 시간여행 기술이 개발되지만 매우 위험해서, 과거로 이동하는 동안 여행객들의 절반 이상이 죽는다.
그럼에도 부자와 그렇지 않은 자들의 격차가 더욱 벌어진 미래에서, 가난한 자들은 고액의 의뢰를 받고 시간여행을 한다.
이우환은 일하던 식당의 사장에게 의뢰를 받는다.
젊은 시절 먹던 곰탕을 다시 먹고 싶으니 재료와 조리법을 가져오라는 것이다.
이우환이 사는 미래는 많은 것이 변했고, 먹거리의 종류도 줄었다. 소고기도, 돼지고기도 찾아볼 수 없었다.
하찮은 이유였지만 이우환은 그에 못지않게 자신의 인생도 하찮다 느꼈기에 수락한다.
그렇게 그가 2019년으로 시간여행을 오면서 벌어지는 일들을 그리고 있다.
총 1, 2권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1권과 2권의 분위기가 매우 다르다고 느꼈다.
1권은 SF나 미스터리, 휴머니즘이 강하게 느껴졌다면 2권은 본격적으로 스릴러라는 것이 느껴졌다.
1권에 비해 2권의 전개속도가 빨라서 마치 막장드라마를 보는 것 같은 느낌에 읽는 것을 멈출 수가 없었다.
문장력은 마음에 들었다. 간결하면서도 담백해서 잘 읽히는 문체였다. 카카오페이지에서 연재됐다고 들었는데 그런 웹소설에 잘 어울리는 가독성 좋은 문체다. 그렇다고 저렴한 느낌은 전혀 아니다. 오히려 세련됐다.
줄거리 면에선 사회 풍자에 액션, 가족애까지 적절히 녹여낸 든든한 작품이지만 내 생각엔 간을 너무 많이 한 것 같았다.
아니 갑자기 이렇게 된다고? 이러면서 봤다. 오랜 시간에 걸쳐 도미노를 쌓아놓고, 손가락으로 툭 건드리는 그 사소한 한 동작에 의해서 모든 게 갑작스레 결말로 치닫은 느낌? 그래서 뭔가 깔끔하면서도 허무한 느낌? 곰탕 국물보다 육개장 국물 같은 자극적인 느낌이었다...
등장인물들은 모두 입체적이고, 어떤 면에선 매우 현실적이라고 할 수 있는 사람들이었다.
그들의 행적은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나라면 어땠을까? 나와, 내 가족의 행복을 위해 다른 사람에게서 행복을 빼앗아오는 그 행동을 나는 할 것인가?
그 질문이 작품 전체를 꿰뚫고 있었다.
잔잔한 바다에 갑자기 폭풍이 몰아치더니, 다시 고요해지며 여운이 남는 그런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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