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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상/책

[리뷰/책] 이방인

by 저당단 2026. 7. 28.

 

지은이 : 알베르 카뮈

 

책 내용이 어려운 편은 아닌데 생각보다 읽는 데 오래 걸렸다.

1부와 2부로 나누어져 있는데,

1부는 어머니의 사망 소식을 듣고 나서부터 뫼르소가 사람을 죽이기까지의 일상,

2부는 뫼르소의 재판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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뫼르소라는 주인공은 정말 오묘한 인물이었다.

비범한 사람이긴 한데 그렇다고 엄청 특이한 사람도 아니다.

평소 행실만 보면 대놓고 폭력을 자행하는 살라마노나 레이몽이 오히려 더 상식에 어긋나 보인다.

 

1. 뫼르소는 사회성이 떨어진다.

X → 이웃들이랑 다 잘지냈는데? 심지어 개를 두들겨 패는 성격 괴팍한 영감이랑도 친구 먹음.

O → 법정에서 하는 말을 보면 얘가 과연 사회인인지 의문인 수준으로 필터링 없이 발언함.

 

2. 뫼르소는 아들로서 의무를 다하지 않았다.

X → 양로원에 보내주고 금전적 지원도 해 줬음.

O → 어머니 장례식장에서 울지도 않고 장례식 다음날 여친이랑 해변 데이트하고 희극 영화 봄.

 

3. 뫼르소는 연인으로서 의무를 다하지 않았다.

X → 여친이 자기랑 결혼할거냐니까 너만 좋으면 결혼할거라고도 해 줌.

O → 여친이 사랑한다고 물어볼 때마다 사랑하지는 않는 것 같다고 함.

 

4. 뫼르소는 생각이 없다.

X → 애초에 책이 뫼르소의 독백 서술인데 생각이 많으면 많았지.

O → 생각이 많은 놈이 뒷일은 생각도 안 하고 그냥 뱉어서 결국 사형 선고를 받게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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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딱 한 문장으로 뫼르소를 설명하라면,

이방인 취급을 당할 만큼 사회적인 시선을 신경쓰지 않는 굉장히 솔직한 사람이라고 할 수 있겠다.

 

일반인 ver. | "아랍인이 저한테 칼을 보여주면서 위협했는데 그게 태양빛에 반사돼서 빛났어요. 그 때 너무 소름이 돋았죠. 이미 한 번 대치한 이후 혼자 있을 때 벌어진 일이라 더 두려웠거든요. 이번엔 정말 죽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해서 어쩔 수 없이 쐈어요 ㅠㅠ"

 

뫼르소 ver. |  "태양 때문에 죽였습니다."

 

하지만 이런 점이 뫼르소를 사형시킬 만한 이유로 작용할 수 있을까?

아무리 이 시대에 프로파일링이라는 개념이 없더라도 정황과 관련 없는 잣대를 가지고 판결을 때리는 점은 비상식적이었다.

변호사도 이러한 점을 언급하지만, 변호사조차 뫼르소를 이해한 건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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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사회에서 뫼르소처럼 솔직하게 말하는 사람은 적어도, 뫼르소처럼 생각하는 사람은 많을 것이다.

어쩌면 어느 누구도 사회가 기대하는 상식을 완벽히 가지고 있는 건 아닐지도 모른다.

누구는 사랑하는 가족이 죽어도 울지 않을 테고, 누구는 사랑하지 않고도 결혼한다. 또 어떤 누구는 죽음을 목전에 둔 상황에서도 신을 믿기를 거부한다.

나 자신도 또 다른 뫼르소라는 사실을 모른 채,

누군가를 내가 만든 특정한 잣대로 평가하고 내 머릿속에서 사형을 선고하고 있지는 않은가?

장례식장에서 다른 사람이 흘린 눈물의 양을 재고 있지는 않은가?

 

 

 

어머니가 오늘 세상을 떠났다. 어쩌면 오늘이 아닐지도 모른다. 어제였을지도.

이방인 하면 생각나는 아주 유명한 도입. 이 짤막한 부분으로 뫼르소가 어떤 사람인지 대충은 알 수 있다.

뒤에 보면 나오지만 뫼르소는 어머니 연세도 정확히 모르며 60대인 것만 안다.

 

저녁에 마리가 왔다. 그녀는 내게 자기와 결혼할 생각이 없느냐고 물었다. 나는 아무래도 좋으니 마리가 원한다면 결혼해도 좋다고 했다. 그러자 그녀는 내가 자기를 사랑하는지 어떤지 알고 싶다고 했다. 나는 전에도 얘기했듯이 그런 것은 아무 필요도 없는 것이라고 말한 후에 아마 사랑하고 있는 것 같지는 않다고 대답했다.

도대체 얼마나 잘생긴거지?

 

재판장은 왜 어머니를 양로원에 보냈냐고 물었다. 나는 어머니를 부양할 돈이 없었기 때문이라고 대답했다. 가슴이 아픈 일이었냐고 묻기에, 나는 어머니도 그렇고 나도 그렇고 우리는 이미 아무것도 기대할 것이 없었고, 또 누구에게도 기대하지 않았으며, 그리고 각기 새로운 생활에 익숙해져 버렸다고 대답했다.

어머니도 뫼르소와 비슷한 사람이었을 것이다. 모전자전

 

나의 생각은 언제나 옳았다. 지금도 옳고 앞으로도 옳을 것이다. 나는 이렇게 살았지만 다른 방법으로 살 수도 있었다. 어차피 이렇게 살아서 그 다른 방식의 일은 하지 않은 것이 무슨 상관인가. 나는 다만 내가 옳다는 것이 인정될 눈앞의 새벽을 기다리며 살아온 것이다. 소중한 것이라고는 아무것도 없다. 나는 그 원인을 잘 알고 있다.

뫼르소의 소신 혹은 치기를 나타내는 가장 좋았던 문단.

 

그런 어머니가 죽은 것을 슬퍼할 권리는 내게 없다. 심한 분노가 괴로움을 씻어주고 새 희망을 안겨 준 것처럼 나도 삶을 다시 꾸며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별이 반짝이는 하늘을 보며 이 세상의 다정한 무관심이 처음으로 내 마음을 사로잡는 것을 느꼈다. 이 세상이 나와 다름없는 형제 같았으니, 나는 그동안 행복했고 지금도 행복함을 느끼는 것이다. 모든 것이 성취되고 내가 사형 집행을 받게 되어 많은 구경꾼들이 증오에 찬 아우성으로 날 맞아주기를 바라는, 내게 남은 그 소원이 이루어질 때, 나는 비로소 외롭지 않으리라.

소설의 마지막 부분.

스스로 소외된 이방인이라는 비유까지 한 뫼르소는 세상을 증오하고 있을 것 같았지만 의외로 예전도, 지금도 세상을 사랑한 듯하다.

또한 표현하는 방법이 남들과 달랐을 뿐 나름대로 어머니의 죽음에 슬퍼했던 것.